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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패신화’ 서울 꼬마빌딩 경매 폭증세
9월 300억 이하 매물 8건
10월에만 11건 4년來 최다
강남3구서만 두달간 3건씩
“고금리에 이자부담 못견뎌”
지난달 12일 중앙지법 경매3계에 매물로 올라온 강남구 도곡동 꼬마빌딩. 감정가 약 154억원의 해당 물건은 결국 유찰됐다. [지지옥션]

#.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 경매3계에서는 강남구 도곡동 꼬마빌딩이 경매에 나와 유찰됐다. 대지 495.9㎡의 해당 건물은 감정가 154억 6646만원으로 토지 3.3㎡당 1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던 강남 꼬마빌딩들이 최근 경매법정에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유찰되는 지경까지 나오다니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느낀다”고 전한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서울 꼬마빌딩 시장도 경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빌딩 투자수익률은 떨어지는 반면 금리가 크게 뛰고 있어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어 가지고 있는 빌딩을 처분해야 하는 건물주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9월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온 서울 300억원 이하 근린시설·빌딩은 8건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달 4건 보다 2배나 늘어난 수치다. 10월은 아직 3분의 1이 남았음에도 전달보다 3건 늘어 11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올해 서울 시내에서 경매에 나오는 꼬마빌딩은 100건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 10월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매물로 나온 건물이 91건에 달하고 있어서다. 반면 최근 3년간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온 꼬마빌딩은 2020년은 77건, 2021년은 71건, 지난해는 67건 수준이었다.

꼬마빌딩 경매 매물이 갑작스럽게 늘어나는 것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예외가 아니다. 강남3구 꼬마빌딩은 9월과 10월 두달간 각각 3개의 경매 매물이 나왔는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매물이 4건 수준인 것을 비교했을 때 최근 급작스럽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또 강남에서 꼬마빌딩 매물이 한달사이 3건 이상 나온 것은 최근 4년간 단 한번도 없었다. 더군다나 10월 매물로 나온 3개의 꼬마빌딩 모두 유찰됐다.

이처럼 경매에 나온 꼬마빌딩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는 코로나19 앤데믹 이후에도 좀처럼 높은 공실률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1분기 9.5%이던 것이 최근 근소하게 감소했지만 올해 2분기에도 8.4%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수익률 역시 올해 2분기 기준 0.7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꺾이면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진 점도 또다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꼬마빌딩 가격이 우상향하던 시절 건물주들은 대환대출을 반복해가며 대출금액을 늘리고 소유권 유지가 가능했지만 최근들어 이마저도 어려워졌다”면서 “계속되는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힘들어지는 건물주들이 늘어나면서 내년 상반기 꼬마빌딩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도 “과거 꼬마빌딩이 경매에 올라오는 사유가 가족간 공유물 처분을 위한 것이 많았다면 최근들어 좋지 않은 내수경기가 원인으로 보이는 매물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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